택시에 탔는데 쇼핑빽 속에 현금이 하지만...

 

네이트판 게시판 '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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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택시에 탔는데 쇼핑빽이 있었는데

호기심 반 기사도 모르는 눈치이니, 저는 그걸 집에 가지고 왔죠.

 

쇼핑백 안에는 의료기 상사에서 산듯한 물품이 있었는데
무슨 호스 같은거와 반창고 에어 공기 매트리스...

간호사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호스 같은건 소아용 호스인데 가래를 빼는데 사용하고,
에어 공기 매트리스는 욕창 생기지 말라고 중환자실 같은곳에서 많이 쓴다고...
의식이 없는 사람들 체위 변경 해주는데 쓰는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현금 300만원이 있었어요  이걸 완전히 삼켜야 하나? 나한테 온 꽁돈인가?
망설여 지고 갖고싶단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쇼핑빽 밑에 있는 의료 보험 카드 - 보호 1종 -
흔히 말하는 생활보호대상자였어요.
의료보험카드를 보니 대학병원이었고 정말 소아용 호스를 쓸만한 9살 어린 여자 아이의 이름이 있더군요.


어젯밤 고민을 했어요.
그리고 오늘 이 돈은 내 돈이 아니다!
의료 기구만 아니고 이런 상황을 짐작 안하게끔 현금만 있었음... 내가 꿀꺽 했을텐데...
하지만 보호 1종이라는 생활보호대상자라는 문구가 자꾸 아른거려서...

 

결국엔 오늘 대학병원을 찾아가서

그아이의 이름을 대고 병실을 묻는데 중환자실을 알려주드라구요.
그때 부터 맘이 무겁드라구요.
중환자실을 가니 저는 들어 갈수가 없고
그 어린 아이는 일반병실로 올라갔다고 하드라구요

 
일반 병실에 가니 한 눈에 딱 들어 오는 정말 어린 여자 아이가 있더군요
의료 보험 카드의 이름도 맞구요

여자아이의 목에는 기관절개 하는 그런게 돼있고
쇼핑빽에서 봤던 그 호스 같은걸로 간호사들이 가래 같은걸 뽑고 있었어요

 
부모님도 옆에 없는듯해서 잠깐 나가따 오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걸어오면서 엉성한 목소리로 그 여자아이를 부르는 겁니다.

 

저는 봤었요.
정말 고개가 땅으로 숙여 지더군요. 아버지인거 같은데...
흔히 말하는 장애인이더라구요.  그러니깐 뇌성마비...
입도 마니 돌아 갔고 다리 한쪽이 완전 휘어서 휘청거리면서 오시더라구요.
정말 이걸 어떡해 해야 하나 너무 내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용기내어서 그분 한테 "저기요,,,,"하면서 쇼핑빽을 돌려 드렸는데
바로 어머니인 분이 들어 오시드라구요

 

저는 솔직히 말했어요
"어제 잃어버리셨죠? 어제 제가 주웠는데 돈을 보고는 사람인지라 맘이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잘못된 판단 같았고 의료보험 카드 보고 여기로 왔어요.
빨리 돌려 드리지 못한거 죄송 합니다..."


이러케 말했는데

아버지는 울면서 아내에게 엉성 하고 어눌한 말투로.
"칠칠맞게 왜 이런걸 잃어 버리고 댕기냐!"  이말도 정말 힘들게 하셨어요.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저기! 아가씨!"
뒤돌아 보는데 제 손에 8만원 가량을 쥐어 주십니다.
그돈 8만원에선 생선 비린내가 진동을 합니다.
그돈 됐다고 하면서 돌려 드렸더니 연락처를 주랍니다.

연락처를 적어 줬는데 문자가 왔네요.
고등어랑 생선 한박스 보내주신다고 하네요.

 

이 아저씨가 절 두번 울립니다.
병원에서 8만원 안받는다고 돌아 서는데 제 자신이 부끄럽고...
그래도 돈에 현혹 되지 않고 차아준 내 자신이 자랑 스러워서 울게 만들었고...

 

방금의 문자를 보고는,
소박하신 아저씨의 인심에 눈물이 났어요.

간만에 느껴보는 사회의 인심이랄까요...
아직까지는 세상엔 착한 사람들이 많은것 같아요...